연남동 스테이크집 - 비스트로연남
와이프와 기념일을 맞아 어딜 갈까 고민하던 중 티본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서로 바빠 핫플을 잘 못 다녔으니 정한 행선지는 연남동! 연남동에 스테이크 검색하면 비스트로연남이 제일 많이 나온다. 처음에는 광고 포스팅인줄 알고 다른데를 열심히 찾아봤다. 그런데 의외로 광고냄새가 안 나고 구글리뷰도 괜찮아서 가게 되었다.
홍대입구역에서 내리면 바로 근처 골목에 있어서 찾기 쉬웠다. 미리 예약해뒀으니 바로 자리로 슝~ 테이블은 6개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조금 좁은 편이었지만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옆자리 말소리도 잘 안 들렸다.
우리는 티본스테이크 + 파스타 1택 세트메뉴(72,000원)를 시켰다.
파스타를 뇨끼로 시켜서 3천원 추가됐는데 티본 스테이크가 보통 10만원이 넘어가는게 일반적이라는 걸 고려하면 굉장히 좋은 가격이다. 일단 가성비에서는 합격했다.
주문하면 이렇게 애피타이저 세트가 나온다. 단촐하지만 단호박스프도 빵도 고소하고 맛있었다. 하우스와인을 한 잔씩 마시며 메인을 기다렸다.
먼저 뇨끼가 나왔다. 어느 블로거는 이 집 뇨끼가 인생 뇨끼라고 리뷰를 달아놨던데 나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워낙 뇨끼를 좋아하고 많이 먹어봐서 그럴 것이다. 그래도 꽤 괜찮았다. 소스는 까르보나라 크림 맛이 나는데, 평소에 운동 때문에 까르보나라 닭가슴살을 많이 먹는 내겐 굉장히 익숙한 맛이었다(...).
뇨끼는 다른 집보다 굉장히 쫄깃쫄깃하다. 난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편인데 평소에 먹던 뇨끼보다 심히 쫄깃해서 처음엔 약간 당황했다. 양은 한 사람이 먹기에 적당히 많은 편이다. 두 사람이 나눠먹을 경우 스테이크를 먹더라도 2~3시간 후에 조금 배고플 수 있다. (난 그랬다)
뒤이어 나온 티본 스테이크. 일반적인 스테이크집과 달리 고기가 먹기 좋은 크기로 썰려있었다. 이것도 처음엔 당황했는데 먹다보니 훨씬 편하고 좋았다. 미디움레어로 시켰고 핏물 떨어지거나 과하게 익은 부분 없이 좋았다. 다만 돌판이 아닌 유리접시에 내오다보니 금세 온기가 식었다. 10분 정도 먹다보니 고기가 식어서 조금 아쉬웠다.
접시에 같이 나온 사이드는 구운마늘과 토마토, 메쉬드포테이토, 그리고 정체모를 부드러운 소스와 홀그레인 머스타드다. 저 정체모를 부드러운 소스는 먹어봐도 뭔지 도대체 몰라서 그냥 안 먹었다. 딱히 맛이 없는건 아닌데 정체가 뭔지 모르겠다고 해야할까...? 정체성이 불분명한 애매한 맛이 난다. 저걸 빼고 일반적인 스테이크 소스를 같이 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티본스테이크 자체의 맛은 온기가 식은 점, 가격, 식감 등을 모두 고려할때 5점 만점에 3.5점 정도 주고 싶다.
음식을 다 먹으면 후식으로 티라미수 케잌을 주신다. 보드랍고 촉촉하고 맛있었다. 남은 와인과 입가심으로 괜찮았다.
티본스테이크를 먹고 싶지만 가격이 비싸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추천할만하다. 아주 고급 스테이크집의 맛까지는 필요없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 고기가 식는 부분만 해결된다면 비싼 집 스테이크와 견주어 크게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잘먹고 갑니다.